
저는 커피를 좋아합니다.
하루에도 커피를 여러 번 마실 때가 있습니다. 집에서는 제가 좋아하는 원두를 골라 드립으로 내려 마시기도 하고, 에스프레소로 만들어 마시기도 합니다. 가끔은 제가 좋아하는 커피숍을 찾아가 스페셜티 커피를 사 마시는 것도 좋아합니다.
그런데 요즘 미국에서 말차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을 보면서 저도 자연스럽게 말차가 궁금해졌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새로운 음료에 대한 호기심이었습니다.
그런데 알아볼수록 궁금한 것이 많아졌습니다.
말차는 우리가 알고 있는 녹차와 어떻게 다른 걸까?
왜 말차는 특별한 건강식품처럼 이야기되고 있을까?
말차에는 어떤 좋은 성분이 들어 있을까?
그리고 우리가 흔히 마시는 녹차와 비교하면 정말 건강에 더 좋은 걸까?
무엇보다 차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말차의 근본은 일본에서 시작된 것인지, 아니면 더 오래된 차의 역사에서 비롯된 것인지도 알아보고 싶었습니다.
연구자료를 찾아보니 말차는 일반 녹차와 같은 Camellia sinensis라는 차나무에서 만들어지지만, 재배와 가공 방식부터 다릅니다. 수확 전 차나무를 차광하고, 잎을 가공해 만든 텐차를 곱게 갈아 잎 전체를 섭취하는 것이 말차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이 과정에서 카테킨, EGCG, 카페인, L-테아닌 등의 성분을 섭취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매일 즐겨 마시는 커피와 녹차, 그리고 요즘 관심이 커지고 있는 말차 중에서 건강에는 무엇이 더 좋을까요?
이번에는 유행이나 개인적인 취향이 아니라 커피·녹차·말차에 대한 연구자료를 직접 찾아보면서 그 차이를 알아봤습니다.
커피
매일 마시는 커피, 건강에는 어떤 영향을 줄까?
커피는 오랫동안 건강에 좋은지 나쁜지를 두고 논란이 많았습니다.
카페인이 들어 있기 때문에 심장에 좋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었고, 반대로 커피를 꾸준히 마시는 사람이 더 건강하다는 연구도 계속 발표됐습니다.
현재까지의 연구를 종합하면 적당한 커피 섭취를 건강에 해로운 습관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대표적인 대규모 우산형 문헌고찰에서는 커피와 건강에 관한 201개의 관찰연구 메타분석과 17개의 중재연구 메타분석을 종합했습니다.
그 결과 커피 섭취는 여러 건강 결과에서 해로운 결과보다 유익한 결과와 더 자주 연관됐습니다.
특히 하루 3~4잔 정도의 커피 섭취에서 전체 사망률, 심혈관질환 사망률과 심혈관질환 위험이 가장 낮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관찰연구이기 때문에 커피가 직접적으로 수명을 연장한다고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커피에는 카페인만 들어 있는 것도 아닙니다.
클로로겐산을 비롯한 다양한 폴리페놀과 생리활성 물질이 들어 있습니다. 이런 성분들이 산화 스트레스와 대사, 염증 등 여러 생리 과정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커피와 뇌 건강에 관한 연구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커피와 차가 치매 위험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에 대한 연구도 발표됐습니다.
2026년 발표된 메타분석에서는 45만 명 이상을 포함한 10개 연구를 분석했습니다. 차는 섭취량이 증가할수록 전체 치매 위험이 낮아지는 선형적인 경향이 나타났고, 커피는 하루 2~3잔 정도에서 가장 낮은 위험이 나타나는 U자형 관계를 보였습니다.
다만 이것 역시 관찰연구를 바탕으로 한 결과이므로 인과관계를 증명한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커피를 많이 마실수록 더 건강해진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특히 커피에서 중요한 것은 카페인과 수면의 관계입니다.
2025년 발표된 22개 임상시험, 956명을 분석한 메타분석에서는 카페인이 총 수면시간을 평균 약 35분 감소시키고, 수면효율을 낮추며 잠드는 시간을 늦추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다른 메타분석에서는 250mL 정도의 커피에 약 107mg의 카페인이 들어 있다고 가정했을 때, 수면시간 감소를 피하려면 취침 약 8.8시간 전부터 커피를 피하는 것이 좋을 수 있다고 계산했습니다.
결국 커피는 얼마나 마시는가만큼 언제 마시는가도 중요합니다.
아침의 커피 한 잔은 괜찮지만 오후 늦게 마신 커피 때문에 밤의 수면이 나빠진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건강수명을 생각한다면 커피의 좋은 성분만 볼 것이 아니라 카페인이 나의 수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도 함께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녹차와 말차
같은 차인데 무엇이 다를까?
그렇다면 요즘 제가 궁금해진 말차는 일반 녹차와 무엇이 다를까요?
우선 둘은 완전히 다른 식물이 아닙니다.
녹차와 말차 모두 차나무인 Camellia sinensis에서 만들어집니다.
가장 큰 차이는 재배와 가공, 그리고 마시는 방법입니다.
말차는 수확하기 전 차나무를 일정 기간 차광해서 재배한 뒤, 잎을 쪄서 건조한 텐차를 만들고 이것을 곱게 갈아 가루로 만듭니다.
일반적인 녹차는 찻잎을 물에 우려서 마신 뒤 잎을 버리지만, 말차는 찻잎 전체를 가루로 만들어 물과 함께 섭취합니다.
따라서 같은 차나무에서 만들어지지만 우리가 섭취하는 성분의 형태가 달라집니다.
특히 차광 재배는 말차의 성분에도 영향을 줍니다.
연구에서는 차광 과정이 L-테아닌과 엽록소의 함량을 증가시키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합니다. 말차의 주요 생리활성 성분으로는 카테킨, 특히 EGCG, L-테아닌, 카페인 등이 꼽힙니다.
여기서 선생님이 궁금해하셨던 “말차의 근본은 일본인가?”라는 질문도 재미있습니다.
오늘날 말차는 일본을 대표하는 전통 차로 자리 잡았지만, 차 문화와 가루차를 마시는 전통의 역사는 중국과도 깊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이러한 차 문화가 발전하면서 독특한 말차 문화와 다도 전통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즉 말차를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형태의 일본 전통문화라고 보는 것은 맞지만, 차를 마시는 역사 전체가 일본에서 시작된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말차가 건강식품처럼 주목받는 이유를 살펴보면 흥미로운 성분들이 등장합니다.
EGCG
녹차의 대표적인 카테킨입니다.
항산화·항염증 작용과 관련된 연구가 많고, 심혈관·대사 건강이나 세포 수준의 여러 작용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L-테아닌
차에 들어 있는 아미노산으로, 말차에서 특히 관심을 받는 성분입니다.
카페인과 함께 섭취했을 때 주의력이나 인지 수행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연구되어 왔습니다.
카페인
말차에도 카페인이 들어 있습니다.
따라서 “커피 대신 말차를 마시면 카페인이 없다”는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말차 역시 양과 섭취 시간에 따라 수면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말차에 관한 2023년 종합 리뷰에서는 EGCG, L-테아닌, 카페인 등의 성분과 다양한 잠재적 건강효과를 정리했지만, 동시에 말차 자체의 장기적인 건강효과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인간 대상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최근 2026년 리뷰에서도 말차의 생리활성 성분과 건강 가능성이 폭넓게 검토됐지만, 장기적인 효과와 실제 건강 결과를 확실하게 판단하려면 더 좋은 임상연구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따라서 현재의 연구만 가지고
“말차가 커피보다 훨씬 건강하다.”
라고 말하는 것은 너무 앞선 결론입니다.
건강수명
커피와 녹차·말차, 결국 무엇을 선택할까?
여기까지 알아보니 오히려 답이 더 재미있어졌습니다.
커피도 나쁜 음료가 아니고, 녹차도 특별한 만능 음료는 아닙니다.
커피에는 오랜 기간 축적된 대규모 연구가 있고, 녹차 역시 카테킨과 건강 관련 연구가 상당히 많습니다.
최근 치매 연구에서도 커피와 차 모두 흥미로운 결과를 보였습니다.
2024년 발표된 38개 코호트 연구, 총 75만 명 이상을 분석한 메타분석에서는 가장 많이 차를 마시는 사람에게서 가장 적게 마시는 사람보다 치매 위험이 낮게 나타났습니다.
커피에서도 1~3잔 정도의 섭취가 치매 위험과 낮게 연관되는 경향이 나타났지만, 연구의 확실성은 낮았습니다.
2026년 연구에서도 차 섭취량이 증가할수록 전체 치매 위험이 낮아지는 경향이 나타났고, 커피는 하루 2~3잔에서 가장 낮은 위험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연구진 역시 이것을 커피나 차가 치매를 예방한다고 단정하는 근거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전제로 합니다.
그렇다면 커피와 말차 중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요?
저는 건강을 위해 커피를 끊고 반드시 말차로 바꿔야 한다고 말할 근거는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개인의 상황에 따라 선택하면 됩니다.
아침에 커피를 마시는 것이 즐겁고 수면에 문제가 없다면 커피를 계속 즐길 수 있습니다.
커피의 쓴맛이나 카페인에 부담을 느끼거나 새로운 맛을 즐기고 싶다면 녹차나 말차를 선택해볼 수도 있습니다.
다만 말차 역시 카페인이 있으므로 늦은 시간에 많이 마시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음료의 종류만큼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무엇을 넣어 마시는가입니다.
무가당 드립커피와 설탕·시럽·휘핑크림이 많이 들어간 커피는 같은 커피라도 건강 측면에서 똑같이 볼 수 없습니다.
말차도 마찬가지입니다.
무가당 말차와 설탕이나 시럽을 많이 넣은 말차라테는 전혀 다른 음료입니다.
결국 커피냐 말차냐의 승부보다 내가 어떤 방식으로 마시고, 얼마나 마시며, 내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 SuperLife Insight
이번 글을 쓰면서 제가 매일 즐기는 커피와 새롭게 관심을 갖게 된 말차를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커피를 좋아하기 때문에 커피를 포기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말차가 유행한다고 해서 무조건 따라가고 싶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연구자료를 찾아보면서 새로운 것을 알아가고 직접 경험해보는 과정 자체가 즐겁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도 비슷하지 않을까요?
무조건 한 가지 음식을 선택하고 다른 것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내 몸에 맞는 것을 찾아보고 오래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가는 것.
저에게는 좋아하는 원두로 내린 아침의 커피 한 잔도 즐거움이고, 새롭게 알게 된 말차를 천천히 맛보는 것도 즐거움입니다.
어쩌면 건강수명은 특별한 음식 하나를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것을 건강한 방식으로 오래 즐길 수 있는 생활을 만들어가는 것에서 시작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 참고자료
- 커피와 건강에 관한 우산형 문헌고찰 — 201개 관찰연구 메타분석 등
- 커피·차 섭취와 치매 위험에 관한 2026년 용량-반응 메타분석
- 카페인과 수면에 관한 2025년 메타분석
- 말차의 성분·가공·건강효과에 관한 종합 리뷰
- 2026년 말차의 생리활성 성분과 건강효과에 관한 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