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동을 꾸준히 하다 보면 어느 순간 몸의 변화를 예전과 다르게 느끼게 됩니다.
저도 예전에는 운동이라고 하면 자연스럽게 걷기나 유산소 운동을 먼저 떠올렸습니다. 땀이 나고 숨이 차면 운동을 충분히 했다고 생각했고, 체중이나 몸의 가벼움이 운동의 결과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생각이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걷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평소에는 잘 느끼지 못하지만 계단을 오르거나 골프를 치고, 무언가를 들고 움직일 때는 결국 다리와 허리, 팔의 힘이 있어야 몸을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근력운동을 함께 생각하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근육을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해외 연구자료를 찾아보면서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연구자들이 말하는 건강수명은 단순히 오래 사는 기간이 아니었습니다.
나이가 들어서도 걷고, 계단을 오르고, 의자에서 혼자 일어나고, 장을 본 물건을 들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스스로 할 수 있는 능력까지 포함하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궁금해집니다.
건강수명을 위해서는 유산소 운동과 근력운동 중 어느 쪽이 더 중요할까요?
심장과 폐를 건강하게 만드는 유산소 운동일까요?
아니면 나이가 들수록 더 중요해지는 근육을 지키는 근력운동일까요?
저도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해외 연구자료를 찾아봤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단순한 '승자'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유산소운동
왜 세계는 유산소 운동을 건강수명의 기본으로 생각할까?
걷기, 빠르게 걷기, 자전거, 수영, 조깅처럼 심장과 폐를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운동을 우리는 유산소 운동이라고 합니다. 유산소 운동을 하면 심박수가 올라가고 호흡이 빨라지면서 몸은 더 많은 산소를 필요로 합니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심폐체력이 향상됩니다.
여기서 최근 건강수명 연구에서 자주 등장하는 지표가 VO₂ max(최대산소섭취량)입니다. 쉽게 말하면 우리 몸이 운동할 때 얼마나 효율적으로 산소를 사용하고 운반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VO₂ max가 단순한 운동능력의 지표를 넘어 건강 위험을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로 연구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2024년에 발표된 대규모 체계적 문헌고찰과 메타분석에서는 35개 코호트, 약 380만 건의 관찰자료를 분석해 심폐체력과 전체 사망 및 심혈관질환 사망 위험의 관계를 살펴봤습니다.
즉, 단순히 “오래 달릴 수 있는 사람이 운동을 잘한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심폐체력이 높은 사람일수록 건강 결과가 더 좋은 경향이 있는지를 대규모 자료로 살펴본 것입니다.
그렇다고 반드시 달리기를 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빠르게 걷기처럼 자신의 체력에 맞는 중강도 운동도 충분히 의미가 있습니다.
WHO 역시 성인에게 일주일에 중강도 유산소 운동 150~300분 또는 고강도 운동 75~150분을 권고하고 있으며, 고령자에게도 같은 범위의 유산소 활동을 권장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중요한 것은 처음부터 완벽하게 운동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WHO는 현재 권장량을 충족하지 못하는 사람도 작은 양의 신체활동부터 시작해 점차 시간과 강도를 늘리는 것이 좋다고 설명합니다.
결국 유산소 운동의 가장 큰 가치는 단순히 땀을 흘리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나이가 들어도 심장과 폐가 일상생활을 감당할 수 있는 체력을 유지하는 것에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한 가지 문제가 생깁니다.
심폐체력이 아무리 좋아도 근육이 약해지면 일상생활의 독립성을 유지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건강한 노화를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또 하나의 운동이 있습니다.
바로 근력운동입니다.
근력운동
근육은 왜 건강수명의 중요한 기반이 될까?
근력운동을 하다 보면 재미있는 변화가 있습니다. 체중계 숫자가 크게 달라지지 않아도 몸을 움직일 때 느껴지는 힘이 달라지는 것입니다.
저 역시 운동을 하면서 어느 순간부터 단순히 체중이나 체형보다 '내가 내 몸을 얼마나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가'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근육의 의미는 달라집니다. 젊을 때 근육은 몸매나 운동능력을 위한 것처럼 생각하기 쉽지만, 중년 이후에는 걷고, 계단을 오르고, 골프를 치고, 물건을 들고, 넘어지지 않고 균형을 잡는 일상의 능력 자체와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해외 연구를 찾아보니 근력운동은 단순히 근육을 크게 만드는 운동으로 다뤄지지 않고 있었습니다. 연구자들이 주목하는 것은 근력과 신체기능, 독립적인 생활을 얼마나 오래 유지할 수 있는가였습니다.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면 심장과 폐의 체력이 좋아집니다. 하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독립적으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능력은 심폐체력만이 아닙니다.
의자에서 일어나고, 계단을 오르고, 장을 본 물건을 들고, 균형을 잡으며 넘어지지 않는 데에는 근육과 근력이 필요합니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근육량과 근력은 자연스럽게 감소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문제는 단순히 팔이나 다리가 가늘어지는 데 있지 않습니다. 근력이 떨어지면 걷기와 계단 오르기 같은 일상적인 동작이 어려워지고, 낙상과 기능 저하의 위험도 커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성인에게 유산소 운동뿐 아니라 주 2회 이상 주요 근육군을 사용하는 근력운동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65세 이상에서는 여기에 균형과 근력을 함께 포함한 복합적인 운동을 주 3일 이상 실시하도록 권고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반드시 헬스장에 가서 무거운 역기를 들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스쿼트, 계단 오르기, 밴드 운동, 가벼운 아령 운동처럼 자신의 체력에 맞는 저항운동도 근력운동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특히 건강수명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근력운동의 의미는 더욱 분명해집니다.
오래 사는 것과 혼자 생활할 수 있는 능력을 오래 유지하는 것은 다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심장이 아무리 건강해도 다리 근력이 크게 떨어진다면 혼자 의자에서 일어나거나 계단을 오르는 것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결국 건강수명은 단순히 질병 없이 살아가는 기간만이 아니라 내 몸을 스스로 움직이고 일상을 유지할 수 있는 기간과도 연결됩니다.
건강수명
결국 건강수명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운동은 무엇일까?
그렇다면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유산소 운동과 근력운동 중 어느 하나가 더 중요할까요?
현재의 근거를 보면 굳이 하나를 승자로 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WHO의 운동 권고 자체가 이를 잘 보여줍니다.
성인은 일주일에 150~300분의 중강도 유산소 운동 또는 그에 해당하는 고강도 운동을 하고, 주 2일 이상 근력운동을 추가하도록 권고합니다. 고령자는 여기에 균형과 기능적 움직임까지 포함한 복합운동을 더하도록 권고합니다.
즉,
유산소 운동은 심폐체력을 위해,
근력운동은 근육과 기능을 위해,
균형운동은 독립적인 생활을 위해 필요합니다.
세 가지가 서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관계인 셈입니다.
실제로 운동을 시작할 때는 거창한 계획보다 지속할 수 있는 조합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일주일을 기준으로 한다면,
- 빠르게 걷기나 자전거 같은 유산소 운동을 여러 차례 하고
- 주 2회 정도 주요 근육을 사용하는 근력운동을 더하고
- 나이가 들수록 균형과 하체 기능을 위한 운동을 함께 하는 방식입니다.
WHO 역시 현재 권장량을 채우지 못하는 사람에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작은 양이라도 시작하고, 자신의 능력에 맞춰 점진적으로 늘리는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결국 건강수명을 위한 최고의 운동은 가장 힘든 운동도, 가장 비싼 운동도 아닙니다.
내가 오랫동안 꾸준히 할 수 있으면서 심장과 폐, 근육과 균형을 함께 지켜주는 운동에 가깝습니다.
📚 참고한 주요 자료
- 세계보건기구(WHO), Guidelines on Physical Activity and Sedentary Behaviour
- WHO, Physical activity and older adults
- WHO Europe, Physical activity fact sheet
- 고령자의 신체활동과 건강 결과에 관한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 자료
🌿 SuperLife Insight
저는 예전에는 운동을 하면서 '오늘 얼마나 많이 운동했는가'를 생각했다면, 지금은 조금 다르게 생각합니다.
'10년 후에도 지금처럼 움직일 수 있을까?'
걷는 것도, 골프를 치는 것도, 계단을 오르는 것도 결국 몸이 움직여줘야 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래서 이제 운동은 단순히 체중을 관리하거나 몸을 예쁘게 만드는 방법이 아니라 미래의 나에게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을 저축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유산소 운동은 심장과 폐를 위해 필요하고, 근력운동은 근육과 움직임을 위해 필요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어느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좋아하고 오래 지속할 수 있는 운동 속에 유산소와 근력운동을 함께 넣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건강수명은 어느 날 갑자기 얻는 것이 아니라, 오늘 내가 움직이는 방식이 쌓여 만들어지는 시간일 것입니다.